장엄한 모래산에 화살처럼 질주해 들어가면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뼈가 부스러져 회백색 모래 흙이 된다
태고의 바다가 말라
하얗게 변색된 지상의 뻘바닥
나는 해저에 앉아
지상의 일몰을 등뒤로 넘겨준다
바닥 드러낸 소금 바다
엉덩이 문양이 메마른 흙에 박히고
낮게 부는 바람이
화석에 찍힌 물고기
시신(屍身)을 인양한다
처연하게 물드는 황혼의 풍경을 흔들며
지평선 위로 부스스하게
솟아오른 갈대들
잊지 못할 풍경을 갈무리하듯
사진 한장에 박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