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가는 어머니의 새벽 발걸음 소리
정겹게 듣던 겨울
삼백 포기 김장독에서
우걱우걱 괴어 오른 붉은 김칫물
살얼음을 지치며 자라던
우리 팔남매 신발들이
콩나물대가리처럼 오글거리던 댓돌과
하나만 이가 빠져도
허전한 눈길로
자꾸 두리번거리던 어머니의
낮은 말소리가 여울져 흐르던
낡은 한옥 집 대청이나
한여름 기와지붕
검은 골을 타고 모여든 빗방울 소리같이
세상사 재잘거리던
저녁 밥상 숟가락들......
나무결 반들거리던 대청의
실오라기 먼지마저
쓸고 가던
치맛자락
산기슭같이 그윽한 어머니 집 떠나와
격자창 너머에서
어머니의 겨울 발걸음 소리 듣는
오늘 새벽녘
그보다 나이든 아들의 눈동자에
까닭 없이
성에꽃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