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거리는 수평선을 무릎 아래 두고
저물녘 개 끌고 가는 노인의
구부정한 실루엣은 전생의
주인을 모시고 가는
충직한 하인처럼 공손하다
다음 생에서 개는 주인이 되고
노인은 개가 되어
서로의 실루엣을 끌고
한 생애를 살아갈 것이다, 먼 바다에서
새벽을 열려고 달려온 파도가
해안선을 하프의 현처럼
길게 잡아당겨
어둠을 멀리 날려 보낸다
먹이 찾아 새벽 갈매기가 끼룩거리는
모래사장에서 개와 함께
뛰어 노는 아이들도
한 생애 바퀴를 굴리고 나면
언젠가 다시 저물녘
가물거리는 수평선을 그의 무릎 아래 두고
구부정한 실루엣과 더불어
해를 끌고 가는 노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