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공
후두두둑 여기저기서
빗방울처럼 튀어 오른다
공 속에서 재바른
손이 불쑥 따라 나와
튀어 오르는 공을 사로잡는다
붙잡힌 공이 소리 지르면
공 속에서 더 재바른
공의 손이 불쑥 나와 마술 같은
손놀림에
수백만 개 꽃이
박수 소리 타고 튀어 오른다
공을 잡으려 해도
공의 그림자만
제 각기 튀어 올라
공의 그림자들이 물 속에 얼비치는
제 그림자 지우면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되돌아 나오는 소리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세계가
만들었던 공을 지우고
잡았던 공의 꼬리 저도 모르게
놓쳐버리는 순간 마술사가
허공에서 천 개의 손을 놀리듯
수백만 개 공이 후두두둑 꽃처럼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