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바람도 사람도 정처 없는
방랑자들의 간이역
겨울 정동진에 가면
어둠의 절벽을 휘돌아
밤 기차를 따라온
세찬 파도가
휑한 눈 시리게 출렁거린다.
산모퉁이 철길이
튕겨 나갈 것처럼 바다로 향한
겨울 정동진에 가면, 신산한 세상
힘겹게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에게도
세상의 험한 일들
간이 무대에서 춤추는 그림자처럼
흔들리다 부스러져
파도 거품에 지푸라기와 함께
잠드는 흰 모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