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먼저 시켜놓고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는 막간의 시간
우연히 올려다보니
술집 천장에 불쑥 솟아나온
서까래가 누군가의 갈비뼈 같다
떠돌던 세상도 싫증나 버리고
이상스레 집이 그리워도
어찌하다 돌아가지는 못하고
어느 허름한 술집 뒷방에 처박혀
천덕꾸러기 되어 살다
야단스런 주모의
호된 구박에 팔다리가
따로 노는
늙은 떠돌이 그림자가
약속한 사람보다 먼저 와
아무도 없는 초저녁
빈 술집
천정에 갈비뼈 드러내고
홀로 회백색 벽에 건들거리며
세상살이 이야기 나에게 전하는 그런 밤이다